아름다움, 그 숨은 숨결
지은이 : 마종기
“나는 내 시를 누가 먹어버리거나 숨쉬어버려서 그대로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내 시가 잠시라도 그 사람의 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종기 시인의 바램대로 시를 읊는 순간 몸이 된 시가 있었지요.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가끔 바람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1970년대 쓴 시 ‘바람의 말’ 중 이 구절은 언제 읽어도 마음을 흔들어대는 인생 시입니다.
이 책은 제24회 한국가톨릭문학상을 탄 예술 산문입니다.
이제까지 의사이자 시인으로 미국에서 죽어가는 환자와 사랑하는 이들과의 예기치 못했던 작별을 겪기도 한 마종기 시인은 모국어로 시를 쓰고 창작활동을 통해 외로움과 향수를 달래며 묵직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마시인을 위로한 수많은 모티브의 예술작품과 문학적 영감을 준 예술가들, 그리고 시적 행간 속에 고여 있던 눈물과 기쁨의 기억들, 인생에 대한 성찰, 모국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 등 한 문장 한 문장 마시인의 다정하면서도 결곡한 목소리에 사로잡힙니다.
“무엇이 지친 우리를 이보다 더 위로할 수 있을까요. 읽는 내내 한 사람의 선한 의지를 생각했습니다.”
마시인이 특별히 아끼는 젊은 시인 유희경씨의 예찬입니다.
“꿈꾸는 사람만이 자신을 소유한다.”고 한 마시인의 구원처럼
이 가을, 바람의 말을 기억하며 움츠렸던 날개를 활짝 펼쳐봐야겠습니다.
- 도서추천위원 : 홍성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