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터지기를 기다리는 꽃이다.
지은이 : 오민석
"아침 물안개에 쌓인 숲은 어떤 신성이 자신의 피조물에 은유의 이불을 덮어 놓은 것 같다.
그것은 숨김으로써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숲이 자신을 감출 때 의미는 무한히 증폭되고 그 끝에서 천천히 신성이 발효된다."
가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이 달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며 현재 단국대학교 영미인문학과 교수로 문학이론, 현대사상, 대중문화론 등을 가르치고 있는 오민석 교수의 에세이집을 선정했습니다.
자연과 겸손, 문학과 사람, 환대의 감사가 물컹 묻어나는 이 책은 마치 <월든>, <빨간머리 앤>, 법정스님의 글들을 연상케 하지만 더 편안하고 따스한 온정을 느끼게 합니다. 강원도 홍천 깊은 산속의 작은 통나무집에서, 갑작스레 아내를 잃은 내면의 고통을 들여다 보며 인생을 마치 문학처럼 읽어낸 저자의 마음이 돋보입니다.
“꽃의 쓰임새는 예술의 쓰임새와 유사하다. 그것은 생계 너머에 있는 생계다. 꽃과 예술의 아름다움은 신이 인간에게 보너스로 준 선물이다. 선물 자체는 생계와 무관하지만 생계 이상으로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숲속의 온갖 나무, 꽃, 짐승, 곤충, 새들의 넘쳐나는 생명력을 우리 도시인들은 언제부터인지 망각하거나 포기하고 살았는데 이 에세이를 통해 몸 안으로 번져오는 수액같은 원시자연력을 전해받습니다.
어느 작가는 "나는 근래 초록에 목말라 있었거나 수분이 부족한 식물성이었나 보다. 이 책을 읽다 울음이 터질뻔 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책 제목 ‘나는 터지기를 기다리는 꽃이다’ 만큼이나 예사롭지 않은 이 달의 책 함께 하시면서 풍성한 시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 도서추천위원 : 최혜숙 -